재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선유도공원 발길닿는대로

'재활용' 하면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저같은 경우에는 기껏해야 초등학생 때 열심히 하던 우유 먹고 팩 분리수거 하던 기억밖에는 나지 않는데요. 그런데 '공간'을 재활용한다고 하면 어떤 느낌이 오시나요?  재활용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한 공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낡음'을 지향하는 공원, 선유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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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유도공원 입구의 현판.
개장한지 몇십 년은 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것은 바로 요 낡아보이는 현판이었습니다. 선유도공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찾아간 저는 일행들에게 "공원 너무 낡아보인다" 라는 무식한 말을 던졌다가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오래 돼 보이는 것이 바로 요 공원의 컨셉이라는군요. 처음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새 것을 좋아하고,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이 시대에서 낡은 것을 지향한다니.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수한 공간 재활용의 사례인데, 우리나라만 그 우수성을 몰라"

곧바로 HMC(Hope Maker's Club) 일행은 공원의 설계자로 참여하신 성균관대 조성룡 교수를 만나 공원의 역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선유도공원을 설계할 때, '재활용'을 컨셉으로 잡았다는 조 교수는 현재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공원의 모습을 지적했습니다. 외국의 것을 부러워만 할 줄 알지 정작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 재활용환경생태공원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선유도공원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되다가 2000년 12월 폐쇄된 뒤 서울특별시에서 164억 원을 들여 공원으로 꾸민 곳입니다.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수질정화공원, 시간의 정원, 물놀이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이 곳이 한 때 수원지였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살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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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공원 내에 남아있는 옛 한강정수장의 흔적



놀라운 것은 공원을 조성할 때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일부러 오래된 것처럼 연출했다는 점입니다. 공원의 경관은 그 어느 하나 어색한 것 없었는데, 사실은 이렇게 치밀한 연출이 있었다는 것을 듣고나니 '조화로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새로운 것만을 지향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님을, 주변과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멋이 살아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거죠.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어 둘러보게 된 서울시디자인갤러리. 공원 내부에서 가장 현대적 세련미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이 곳에서도 조 교수의 '재활용' 정신이 빛났는데요. 바로 건물 내부에 옛 정수장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수질 정화용으로 쓰이던 펌프를 그대로 보존한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저 펌프들이 여러 개 더 있어서 쭉 진열하면 펌프장의 느낌을 더 살릴 수 있었는데, 저것밖에 남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라고 말하는 조 교수의 표정에서 진정한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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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기둥의 정원. 옛 정수장 당시 배드민턴장으로 쓰이던 곳입니다.


아직 이른 봄이라 그런지 '녹색'기둥의 정원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흑갈색 빛의 칙칙함이 일행을 반긴 이 곳. 바로 옛 정수장의 배드민턴장으로 쓰이던 곳을 재활용해 만든 '녹색기둥의 정원'입니다. 기둥을 자세히 보면 색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예전에는 그 곳까지 물이 차 있었다고 하네요. 나중에 녹색 식물이 기둥을 덮은 모습을 상상해보니 마치 외국에서나 만날 수 있는 명소를 떠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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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기둥의 정원에서 단체사진 한 컷!


공원을 둘러보는 내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 도시를 재개발한다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개발은 무조건 신축건물을 쌓아 올리는 것만 만났던 우리에게 선유도공원은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공원 입구에서부터 관람해 들어가는 동선은 물이 아래로 흐르듯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움직이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조 교수는 "이 곳이 예전 한강정수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또 더 예전에는 한강의 섬이었다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어 동선을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게끔 계획했다"고 설명합니다. 이쯤되면 서울 시민들도 외국에 자랑할 만한 명소 하나를 가진 셈이 아닐까요?


글 : 신아영 인턴연구원
사진 : 신아영/서하얀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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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0/03/24 11: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름다운 2010/03/31 14:37 #

    제가 쓴거라 올린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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