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동 <서북면옥> 맛집을찾아서



올해 겨울은 정말 무난했다. 

눈이 많이 온것도 아니고, 예년만큼 칼바람이 쌩쌩 불었던 것도 아니라 만만하기 짝이없던 그런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꼭, 이렇게 방심하는 순간 뼈를 관통하는 추위가 온다. 

올 겨울 사상 최악의 한파가 몰아친 2016년 1월 23일, 나와 친구는 몇주 전부터 랭면을 먹으러 가자고 약속해뒀던 참이었다. 



"아무리 봐도 미친 짓이야" 

"근데 또 이런날 아니면 거기는 줄서야해" 

"이런날 줄서면 맛집으로 인정한다" 

쓰잘데기없는 얘기를 주고받다, 우여곡절 끝에 서북면옥으로 향했다. 

밍밍한 맛의 끝판왕인 평양냉면, 그 중에서도 평양냉면 잘한다고 손꼽히는 식당이 근처에 있었는데도 한 번을 못가봤었다. 


그리고 그 추운 날씨를 뚫고 찾아간 식당안에는 의외로 사람이 있었다. 

얼어죽을것 같은데 그걸 이기고 찾아온 이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대미필담

대도무문을 떠올리게 한 사자성어가 식당 벽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냉면 좀 잘라주세요"에 대한 대응책을 보아하니 손님이 아무리 커스텀 요구를 해도 나는 나의 길을 간다는 신념이 느껴졌다. 

주말에는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니 술 생각이 없었음에도 괜히 먹어야할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격은 대략 이러했다. 

우리는 물냉면과 편육을 시켰다. 

그리고 편육이 먼저 나왔다. 



핸드폰이 추위에 얼어 사망해 친구가 찍어준 사진.

만원짜리 편육이 고작 일곱 점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네까짓게 만원이라니. 맛은 있었으나 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냉면 등장. 



음식을 4분의 1만 찍는다는 개똥같은 철학을 지닌 친구는 냉면 사진의 주인공을 숟가락으로 만들고야 말았다. 

다른 곳에서 먹어본 평양냉면보다 맛이 깊고 진했다. 

밍밍하다는 느낌이 없었고, 면발은 질기지 않아서 부드러웠다. 

별 말없이 둘다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는 왠지 아쉬워서 만두를 시키고야 말았다. 


정말 평범하게 생겼는데 속이 꽉 찼다. 

냉동만두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사올걸 그랬다. 막상 먹을때는 배가 불러져 남기고 싶었던게 함정. 



총평: 

맛집은 맛집이다. 그 얼어죽을 것 같던 날씨에도 사람들이 냉면을 먹겠다고 이 식당을 찾은걸 보고 나만 미친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을 얻었다. 

편육은 가성비가 별로였다. 맛없는건 아니지만 그 돈주고 다른거 먹는게 효용성이 좋다. 

냉면 육수는 깊이있는 맛이다. 여기서 처음 평양냉면 먹으면 다른 곳 평양냉면 못먹을듯 싶다. 

약간 중독성 있어서 종종 뜬금없이 생각날 맛이다. 





덧글

  • 2016/01/29 00: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1/30 22: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purpledog 2016/01/29 23:12 # 답글

    오래 전에 먹었었는데 여전히 건재하고 있군요. 냉면도 만두도 다 맛있었는데, 침 넘어 가네요. 편육 양이 적긴 하네요. 맛은 어떻던가요?
  • 아름다운 2016/01/30 22:12 #

    냉면과 만두는 손에 꼽을 맛이었고, 편육은 그냥저냥 평범한 맛이었는데 양이 너무 적었어요 ㅠㅠ
  • 나그네 2016/01/30 17:51 # 삭제 답글

    구라치지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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